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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표현

악센트, 뉘앙스, 템포

이 책은 마티스 루시(Mathis Lussy)가 1874년에 출판한 <음악적 표현에 대한 논저: 악센트, 뉘앙스, 템포>를 번역한 것이다. 한국 독자분들께 마티스 루시라는 인물은 생소할 수 있다. 루시는 스위스 태생의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교육자로서, 서양음악의 연주 전통에서 음악적 표현을 구조적으로 고찰한 최초의 인물이다. 이전 세기 동안 그늘에 감추어져 있던 루시의 연주이론이 신경과학 및 인지심리학적 음악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다. 루시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미네 도간탄(Mine Doğantan)은 루시의 이론이 현대 연주음악학의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루시의 기념비적인 연구는 19세기 음악이론과 20세기 초에 탄생한 심리학 연구의 교차로에 위치하며, 음악적 표현을 인지적..
이 책은 마티스 루시(Mathis Lussy)가 1874년에 출판한 <음악적 표현에 대한 논저: 악센트, 뉘앙스, 템포>를 번역한 것이다. 한국 독자분들께 마티스 루시라는 인물은 생소할 수 있다. 루시는 스위스 태생의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교육자로서, 서양음악의 연주 전통에서 음악적 표현을 구조적으로 고찰한 최초의 인물이다. 이전 세기 동안 그늘에 감추어져 있던 루시의 연주이론이 신경과학 및 인지심리학적 음악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다.

루시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미네 도간탄(Mine Doğantan)은 루시의 이론이 현대 연주음악학의 중요한 초석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루시의 기념비적인 연구는 19세기 음악이론과 20세기 초에 탄생한 심리학 연구의 교차로에 위치하며, 음악적 표현을 인지적·정서적인 차원에서 음악적 구조 지각의 보편적 원리로서 고찰하였다. 현시대에 루시 이론이 지니는 가장 큰 의미는, 그가 음악적 표현성을 감정만의 또는 이성만의 영역으로 국한하지 않고, 신체 움직임에 기반한 인지와 정서의 조화로운 표출로서 사고했다는 점에 있다.

이 책에서 루시는 음악적 강세를 ‘박절 악센트(metrical accent)’, ‘악구 악센트(rhythmical accent)’, ‘표현 악센트(expressive accent)’의 3가지 종류로 구분한다. 박절 악센트는 박자 구조의 강박에 오는 악센트로서 ‘본능’의 영역에서 신체적인 박동을 자극한다. 악구 악센트는 종지감을 지닌 리듬 조합에 의한 악센트로서 ‘지성’의 영역에 호소한다. 박절 악센트와 악구 악센트는 ‘끌어당김, 규칙성, 대칭성’에 대한 욕구에 기인한다. 우리는 음악에서 힘의 차이를 느끼며 어떤 한 음을 다른 음보다 선호하여 듣고,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강세를 느끼며, 연속적인 음악적 사건에서 귀에 휴식감을 주는 일련의 리듬 조합, 즉 악구를 통해 대칭성을 예감한다. 기존의 질서와 규칙을 깨트리며 예상치 못한 불규칙성이 나타날 때, 표현 악센트가 형성된다. 표현 악센트는 ‘감정’의 영역에 특히 호소하며, 다른 두 악센트보다 더 강한 인상으로 특권화된다. 표현 악센트는 뇌의 예측 모델에서 벗어난 예상 밖의 특별한 사건을 통해 발생하며, 이러한 인지적 특이성이 미적·정서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루시는 음악 연주에서 ‘호흡’과 ‘제스춰’에 큰 가치를 부여했다. 루시의 연주이론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인물로 달크로즈(Émile Jaques-Dalcroze, 1856~1950)를 들 수 있다. 달크로즈는 파리에서 10년간 루시의 가르침을 받으며, 루시의 표현이론에 크게 영향받아 신체 움직임과 호흡을 중시하는 유리드믹스(eurythmics) 리듬교육법을 탄생시켰다. 달크로즈는 루시가 자신에게 음악적 표현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쳐주었다고 고백하며, 음악가들에게 루시의 책을 주의깊게 연구하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이 책은 성악과 기악의 모든 연주에서 악센트와 프레이징, 뉘앙스를 적합하게 분석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연주자를 도울 것이며, 음악적 논리에 합당하게 작곡하며 자기 곡이 훌륭하게 연주될 수 있기를 바라는 작곡가들에게도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연주 표현을 이해하며 음악을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고자 하는 이론가들에게도 유용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이 책이 음악을 사랑하며 음악을 익히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자|마티스 루시 (Mathis Lussy, 1828~1910)
스위스 태생의 피아니스트, 오르가니스트이자 음악 교육자. 
1828년 4월 8일 스위스 슈탄스(Stans)에서 태어났다. 1847년, 19세에 의학을 공부하고자 파리로 이주했지만, 음악에 몰입하며 의학을 포기하고 피아노 교육자로 명성을 쌓았다. 생애 대부분을 파리에서 보내며 여러 제자를 길러냈고, 중요한 연구 집필을 다수 남겼다. 1902년, 74세에 스위스로 돌아와 삶의 마지막을 보내며, 1910년 1월 21일 스위스의 몽마르트라고 불리는 몽트뢰(Montreux)에서 사망했다.
루시가 남긴 저서 및 논문으로 Exercices de piano(1863), Traité de l’expression musicale: accents, nuances et mouvements(1874), 에르네스트 다비드(Ernest David)와의 공저인 Histoire de la notation musicale depuis ses origines(기보법의 기원으로부터 역사)(1882), Le rythme musical(1883), “Die Correlation zwischen Takt und Rhythmus(박과 리듬의 상관관계)”(1885), L'anacrouse dans la musique moderne(현대 음악의 아나크루시스)(1903), De la culture du sentiment musical(음악적 감성의 문화에 대하여)(1906), “De la diction musicale et grammaticale(음악적, 문법적 딕션)”(1909) 등이 있다. 

역자|이수경
음악을 연구하고, 명상을 하고, 꿈을 분석하며, 글을 쓰고, 작곡을 한다. 현재 중앙대학교에서 한국음악분석과 비평론을 강의한다. 성신여자대학교 작곡 학사, 서울대학교 음악학 석사, 한국학중앙연구원 문학 박사를 수여했다. 저서로 <한국음악 장단의 인지심리학적 이해>, <음악서사학과 위상수학의 에지>, <음악비평의 이론과 실제>, <지난밤 꿈에 말이야 : 꿈·상징·음악> 등이 있다.

역자|유경은
대금 연주자다. 서울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수여했다. 서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강사를 역임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4호 삼현육각을 이수했고, 현재 안산시립국악단 상임단원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한다. 대금 위촉초연작품, 현악영산회상, 삼현영산회상, 염불풍류, 취타풍류, 대금산조 등 다양한 주제로 여러 공연을 했고, 음반 <유경은의 대금, 새면치다>를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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